책임의 시대

경영현장의 새로운 DNA

CSR에 대한 창의적 접근

미래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책 소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에 대해 연구하는 두뇌집단인 CSR International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웨인 비서(Wayne Visser) 박사는 1990년대 이래 20년 이상 지속돼온 기업의 CSR활동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며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비서 박사의 최근 저서 ‘책임의 시대’(코스리 펴냄)는 허울뿐인 CSR 활동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사회를 더 나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음을 직설적으로 질타하고 있다. 비서 박사는 기업 책임의 발전 과정을 5개의 중첩되는 단계로 제시한다. 탐욕의 시대, 자선의 시대, 마케팅의 시대, 경영의 시대, 책임의 시대가 그것. 이들은 각각 방어, 자선, 홍보, 전략, 총체적(Systemic) CSR이란 단계로 특징지을 수 있다.

실제로 탐욕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시대엔 온갖 나쁜 소식들에 대한 방어가 최선의 전략이었다. 어떤 책임의식도 갖추지 않은 단계였던 것. 한계를 느낀 기업들은 자선의 시대를 열어나갔다. 사회공헌 이라는 이름으로 자선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인 시대인데 요즘 우리나라 대기업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들이다. 5단계에서 2단계쯤 와있는 셈.

마케팅의 시대는 이보다 좀 더 발전된 형태다. 홍보수단의 하나로 사회적 책임이 거론된다. 기업이미지 구축의 수단쯤으로 격상되는 단계. 경영의 시대로 넘어오면 기업들은 CSR을 전략적 차원에서 고민한다. 상당수 글로벌 기업들이 이 단계까지 와있다. 특정 부서가 사회적 책임을 다루는 수준에서 탈피, 회사 전체의 경영전략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고 구체적 전략을 수립한다.

비서 박사는 “최악의 경우,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CSR은 조직적인 무책임을 덮기 위한 연막일 수도 있다. 또 가장 발전한 형태의 CSR이라도 기껏해야 경제와 사회, 환경이라는 동맥에 난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임시방편으로 멈추기 위한 반창고에 불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쯤에서 비서 박사는 “기업들이 이들 시대와 단계를 따라 이동했으며 이제 막 출현한 ‘책임의 시대’에 총체적CSR로 방향을 바꾸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비서는 책임의 시대엔 총체적 CSR 전략을 통해 인류와 생태계에 더욱 효과적인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까지의 CSR 1.0 단계에서 벗어나 책임의 시대에 전개될CSR 2.0에 충실하기 위해 총체적 CSR의 5가지 원칙을 제시하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비서 박사는 총체적 CSR의 5가지 원칙으로 창조성, 확장성, 대응성, 세계 현지성, 순환성을 제시하고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회, 조직, 개인 단계에서 각각 어떤 방법으로 변화를 창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 모두가 어떤 독창적인 방법으로 함께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를 구체적 사례로 제시한다.

‘책임의 시대’에서 강조되는 전략들은 언뜻 기업의 사회공헌 담당자들이나 관심을 가질 만한 편협한 주제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비서 박사가 제시하는 책임(Responsibility)의 의미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실제로 막강한 실천력을 갖고 있기에 선도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책임의 영역, 혹은 외연이 넓어져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용어는 매우 다양하게 표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나 국제상공회의소(ICC,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에서는 ‘사회적(social)’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기업의 책임이 사회문제에 국한될 수 있다는 견해를 들어 CR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국제표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에서는 사회적 책임 범위에 기업뿐 아니라 일반조직이나 정부 등 각 경제주체를 포함하기 위해 ‘기업(corporate)’이라는 단어를 빼고 SR(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CR이든 SR이든 책임의 중요성은 가볍지 않다.

‘책임의 시대’는 쉽게 읽히는 책이다. 20여 년간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 경험한 비서 박사의 내공 덕분에 책은 구체적 경영현장의 뒷이야기를 많이 담아내고 있다.

래리 맥도널드와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존 록펠러와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 존 브라운과 BP, 캐드버리 형제와 캐드버리(Cadbury), 레이 앤더슨과 인터페이스(Interface), 아누라그 굽타와 ALW(A Little World), 리 스콧과 월마트(Wal-mart), 영국 찰스 왕세자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기업가 그룹’(CLGCC), 웨인 비서와 아이섹(AIESEC), 이본 취나드 CEO와 파타고니아(Patagonia) 등이 그것. 이들 사례는 책 서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며 저자의 생각을 강하게 받쳐주고 있다.